[전북더푸른뉴스=정기원칼럼] 해마다 책의 날이 돌아오지만, 오늘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를 접하며 살고 있지만, 정작 깊이 생각하고 성찰하는 힘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우리는 제대로 읽고 있는가.
책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 수단이 아니다. 한 권의 책에는 한 사람의 삶과 사유가 담겨 있고, 때로는 한 시대의 정신이 응축되어 있다. 우리는 책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넘어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고, 타인의 생각과 삶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이 점에서 독서는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독서 환경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스마트폰과 영상 중심의 문화 속에서 깊이 읽는 습관은 점점 사라지고, 짧고 자극적인 정보에 익숙해진 우리는 한 권의 책을 끝까지 읽어내는 힘마저 잃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생활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사고력과 판단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이제 우리는 다시 책으로 돌아가야 한다. 독서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하루 10분이라도 좋다. 꾸준히 읽는 습관이 개인을 바꾸고 삶의 방향을 바로 세운다. 가정에는 책이 있어야 하고,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
또한 함께 읽는 문화가 필요하다. 책은 나눌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도서관과 학교, 마을이 연결된 독서 공동체 속에서 책을 매개로 한 대화가 이루어질 때 공동체는 더욱 건강해진다. 독서는 개인의 성장을 넘어 공동체를 살리는 힘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읽느냐’이다. 많이 읽는 것보다 깊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 밑줄을 긋고, 메모하고, 자신의 삶과 연결할 때 책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삶을 이끄는 힘이 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누구나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을 활성화하고, 독서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제다. 독서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독서 환경은 공동체가 만들어야 한다.
책은 사람을 바꾸고, 사람은 사회를 바꾼다. 한 사람의 독서가 한 가정을 변화시키고, 한 지역의 독서가 공동체를 살린다. 결국 독서는 사회를 다시 세우는 가장 기본적인 힘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오늘 한 권의 책을 펼치는 작은 실천이다. 그 시작이 개인을 살리고, 공동체를 살리며, 우리 사회를 다시 깊고 단단하게 세워갈 것이다.
정기원/ 사단법인 한국작은도서관협회 이사장, 학점은행제 ‘독서지도론’ 교수







